#Beeple — Critique : 분출, 배설되고야 만 불경스러움의 승화.

Psycheincrypto
8 min readMay 12, 2021

Chapter #1 Distrust (불신)

#불신 #코로나 #음모론 #비트코인 #불신과신뢰 #신뢰와진실의재정의

“앞으로는 기관을 믿는가 아닌가 에 따라 갈라진다. 정치적 좌우가 아니라. “ — Naval Ravikant (스타 투자자/ 전 AngelList 공동 대표, CEO)

“불경스럽다” 는건 무엇일까. “어떻게 감히!” 라는 말을 내뱉게 만드는 무엇 아닐까.

그 예시로 아래에 불경스러운 문장들을 써보겠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미국 CDC 가 15년 전부터 만든 바이러스로 이미 다 계획이 되어 있었다”

“코로나 백신은 인구 감축을 위한 거대한 시나리오의 일부이다”

아니나 다를까, 실제로 이런 비슷한 말들을 하는 다큐멘터리를 공유 했더니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검열” 을 당했다. 자유를 외치는 인터넷 세상에서 거부당하는 주장이면 이 얼마나 불경스러운 주장인가.

우리는 Distrust 의 시대의 살고 있다. 우리는 더이상 우리가 믿었던, 또는 믿어야 한다고 믿었던 사람들과 기관들을 믿지 못한다. 비트코인(블록체인)과 음모론의 부상은 이런 “불신”과 “신뢰 원천의 재 확립” 에 대한 필요를 배경으로 시작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음모론” 이 급부상했다. 음모론은 여러가지 스펙트럼으로 존재한다. 작게는 “백신은 불임을 유발한다” 서부터, 정말 크게는 “인류는 외계인의 후손이다” 까지, 인터넷에 퍼져있는 대체 네러티브를 믿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음모론의 진실성 여부에 대한 논의를 떠나, 음모론이 더욱 부상하고 있다는것은 시대의 현상이자 “증상”(symptom) 임은 분명해 보인다. 공식 기관의 “Official Narrative(공식적 서사) 에 대항하는 “Censored&Alternative Narrative (검열된, 대체 서사)”에 해당하는 정서는 불신과 불안, 공포, 보이지 않는 거대한 부와 힘에 대한 반발심과 저항감, 또는 무기력함에 대한 분노 표출은 Beeple의 이미지와 영상에서 명확히 들어나는 주제다.

  • Beeple 의 숏 필름 — “Manifest Destiny”:

금형의 Ether(이더) 같은 신비한 물체로 빚은 인체 형상들이 총과 무기를 들고 돈밭을 달리며 서로를 폭력적으로 억압하는 이미지 위에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Fact Statement(사실 주장 문)이 오버랩된다. “미국에서 가장 큰 부자 3명이 하위 50% 보다 더 큰 재신을 가지고 있다.” “제프 베조스가 한달에 버는 돈은 얼마이다” “우간다에서 사람들이 평생 버는 돈의 평균은 얼마이다” 등과 같은 문장들이 차례로 나온다.

금융 혁명의 시초인 비트코인 백서의 등장 또한 2008년 금융위기를 시작으로 퍼진 불신의 불길과 함께했다. 더이상 화폐를 발행하는 기관과 정부를 믿지 못하고, 정부가 거두는 세금의 사용의 출처에 대한 반발심과 의문이 소용돌이 치자, 화폐의 주권을 중앙 기관이 아닌 개인이 찾아올 수 있도록 하며 그 자체의 메커니즘으로써 신뢰를 구축하는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이 부상했다.

그리고 이런 비트코인에 대한 Beeple 의 아트웍에 나타난다. Beeple 은 아래의 이미지에서 비트코인이 새로운 세상(달) 위에 세워진 개선문이나 포털처럼 묘사하고있다. 또한 트위터에 비트코인의 최고점을 축하하는 이미지를 올리며 환호성을 사기도 한다.

  • 비트코인, 크립토 주제의 Beeple 작품
Stargate? No, it’s BTC Gate
Gateway to BTC world —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문은 비트코인을 통해 열린다.
“Bitcoin Bull All Time High” — Bull (황소) 장 (상승장) 을 뜻하는 “황소" 가 비트코인의 상승 기운에 완전히 반으로 갈라질 만큼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음을 자축한 작품.

정부가 시민으로 부터 거대한 진실을 (예를 들면 로즈웰 사건 당시 이미 외계인을 만나 그들의 우주선과 인체를 해부하기 시작했다 던지, 사실 지금도 외계인과 전쟁을 치루는 등이라던지) 숨기고 있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 또한 미국 국방부(NSA) 가 엄청난 세금을 출처가 불분명한곳에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과 함께 더욱더 거세게 타올랐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세금을 내는것, 정부의 “공식 서사” 를 믿는것에 회의감과 큰 불신을 가지기 시작했다.

Beeple 의 단편 “Zero Day”

이점 또한 Beeple의 작품에서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주제다. Beeple 의 2015년 단편영화 Zero Day 는 미국정부가 이란을 공격할 목적으로 개발된 바이러스가 유출되어 그들이 숨겨왔던 대량살상 사이버 무기를 숨기고 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전제하에 진행된다. 이는 현재 우리들의 삶에서 휴대폰과 컴퓨터 티비, 자동차가 동시에 싱크되고 연결된 상황에서 정부가 숨겨놓은 이런 무기의 공격에 취약할 수 있는지 경각심을 일으킨다.

Beeple 의 숏필름 Transparent Machines

2013년 작 Transparent Machines 에서는 그 해 스노우든 이라는 미국방부(NSA)의 내부 고발자에게 영감을 받은것이 분명한 메세지를 전달한다. 스노우든은 미국방부와 여러 기업들이 우리가 모르는 사이 휴대전화, 티비, 등 인터넷 연결 가능한 모든 장비를 동원해 우리의 행동과 생각을 검열하고 감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만 천하에 공개했다.

Chapter #2

우리가 공공연히, 무의식적으로 알면서도 지나치는 사회 문제와 폭력성, 추악함 등을 랜덤한 연결을 통해 나타낸 Beeple.

Late Capitalism

Beeple 의 작품중 가장 고가에 거래되는 아이템 중 하나인 “Late Capitalism”. 숲에 있어야 할 사슴은 폐허가 된 마트 같은 공간을 숲처럼 탐방하고 있다. 다행인것은 단단한 콘크리트를 뚫고 잔디와 꽃들이 올라오고 있다는 점이다. 자본주의의 후반부를 달리면 결국 자본주의가 자기 자신을 “자폭” 시켜서 인간이 만들어놓은 빌딩 숲이 진짜 숲으로 좋든 싫든 되돌아가야 만 하는 날이 올 수 있음을 알려주는 것 같다. 또한 인간의 의지와 산물을 넘어서는 자연의 초월적 강인함을 나타낸다. 이 주제 의식은 돼지나 상어 등, 인간의 착취를 당하는 동물들을 거대한 괴물 처럼 표현한 이미지를 통해 뚜렷하고 지속적으로 부각 된다.

바다환경 오염을 조성하는 어업, 그리고 화물 운송업 — 더 많은 음식과 물건을 원하는 우리야 말로 돼지가 아닐까?

하지만 비플의 랜덤한 상징들의 연결에서 오는 천재성이 가장 빛을 발하는 이미지들은 “토이스토리 버즈의 머리에, 여자 나체 상반신을 한 생명체의 젖가슴에 수유기가 꽂혀있고, 그 생명체를 중심으로 돼지들이 우유로 가득찬 컨베이어 벨트 안에서 떠다니는데, 이 모습을 방호복을 입은 인간들이 관리한다” 와 같이 더욱더 외설적이고 충격적이다.

“왜 하필 토이스토리의 버즈 캐릭터일까?” 라는 의문에 대한 답은 추측만 가능하겠지만, “지구 환경 보존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으면서 지구 밖 세상속으로 가면 된다고 오만하게 굴던 인류” 에 대한 상징이 아닐까 조심스래 예측해 본다.

이 밖에도 Beeple이 다루고 있는 주제는 정치 권력의 문제(여러 정치인들에 대한 신랄한 디스) , 인간의 위선과 모순 (돈을 쫓는 아기), 대량 살상 무기와 우주탐사에 대한 비판적 시각 등등 이 있다. 지금도 진행형인 작업이라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어다. 하지만 분명한건 Beeple은 앞으로 살아있는 한 “바로 지금” 이 아니면 다룰 수 없던 문제들을 흠잡을 곳 없는 기술적 기본기를 바탕으로 가장 대범하고 비범하게 뱉어낸 Art Crap(예술 찌그러기/ 예술 똥) 을 통해, “고귀하고 어려운” 예술이 아닌, 자신의 작품을 기반으로 meme의 결합으로 모두가 쉽게 이해하고 상상력을 발휘하기에 충분한, 풍자적인, 놀이와 세계관을 생성할 작가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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